3인 3색 강의 후기 (브런치 합격, 글쓰기 방법, 책쓰기 방법) > 공지사항

본문 바로가기

3인 3색 강의 후기 (브런치 합격, 글쓰기 방법, 책쓰기 방법)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Ian
댓글 0건 조회 89회 작성일 25-04-22 20:17

본문

​​​​여수 책쓰기강의 부영여고에 강의하러 갔다가 뭉클한 순간을 만났다. 우연히 지체장애 학생과 카페 나들이 나온 선생님들을 보게 되었다. 몸이 불편한 학생이 탄 휠체어는 선생님이 끌고 있었다. 곁엔 선생님 한 분과 학생 한 명이 동행했다. 휠체어에 탄 학생이 그린 책쓰기강의 그림을 카페 주인에게 선물한 모양이었는데, 동행한 선생님이 이를 질투하며 그림을 그려달라고 떼를(?) 쓰셨다. 그 모습이 얼마나 웃겼는지 옆에 있던 나도 웃음이 났다. ​“야.. 너무 한다. 내가 널 3년간 담당했는데 나한텐 그림 안 그려줬잖아. 왜 난 책쓰기강의 안 그려줘~~” ​선생님은 시종일관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며, 아이들의 말문을 열어주셨다. 휠체어에 탄 학생은 친구들을 주려고 네잎클로버를 만들고 있다고 띄엄띄엄 말했다. 그러면서 꺼낸 아이의 한 마디가 내내 잊히지 않는다. ​“저는 학교가 정말 좋아요. 친구들이 너무 좋아요.” 책쓰기강의 ​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참으로 오랜만에 들어보는 말이었다. 아니 어쩌면 처음 듣는 말인지도 모른다. 정확히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분명 비슷한 말이었다. ​ 학교라는 말만 들어도 경쟁과 폭력, 자살이라는 암울한 감정이 따라오는데 누군가에겐 이처럼 소중한 공간이었다니 만감이 교차했다. 책쓰기강의 하하호호 웃던 선생님들과 학생들은 무슨 할 말이 그리도 많은지 내내 수다를 떨며 학교로 향했다. 가파른 경사 길을 오르는 네 사람의 뒷모습을 보며 천천히 뒤따라 걸었다. 부영여고 학생들과의 첫 만남이 있는 날이었다. 학생들을 만나러 가는 내 책쓰기강의 마음의 주소를 되짚었고, 학교란 어떤 자리인가에 대해 많이 생각한 날이었다. ​학교란 힘겨운 육체노동과 감정노동이 공존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한 인간의 생애가 거듭나는 자리이기도 하다. 우리는 사실, 아이들이 학교에서 어떤 이야기와 서사를 만들어가는지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는지 책쓰기강의 잘 모른다.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성적보다 말하지 못한 이야기에 더 관심을 기울이는 어른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잠시라도 아이들을 웃게 했던 부영여고 선생님처럼 나도 웃음을 주고 싶어졌다. 두 시간 강의를 위해 하루를 썼지만 아깝지 않은 여수행이었다. 책쓰기강의 (부영여고 수업은 12월까지 이어진다. 11명의 학생들이 소설과 에세이로 각자의 책을 쓰는 프로젝트다. 대면과 비대면 수업이 맞물려 있다. 그런데…내가 여수 가는 날마다 문이 닫히는 여수 책방들 때문에… 전날 가서 책방을 둘러볼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전라남도 여수시 책쓰기강의 안산1길 172-9 부영여자고등학교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Copyright © 2020 ING Global. All Rights Reserved.